봄철의 피로와 빈혈증상

[건강 ]
황배연 / 서울광제국한의원

예로부터 입춘부터 4월 초순경까지의 봄철은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리기 쉬운 때라고 하였다.
이 시기는 천지자연이 휴식을 끝내고 만유 생명을 싹틔우는 등
조화와 변화를 부리는 때로서
사람의 인체 또한 이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증세

이맘때쯤이면 많은 분들이 몸 생각지 않고 의욕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평소 잘 느끼지 못하던 '피로와 빈혈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어떤 분들은 종종 앉았다 일어나면 핑∼하고 피가 위에서 아래로 쏠리는 듯한 느낌을 받거나 온몸에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아찔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 얼굴은 창백해지고 피부는 윤기가 없어 까칠까칠해지고 혀나 손톱의 붉은 기운은 약해지며, 가끔 현기증을 느끼며 근육이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도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끈기가 없어지고 몸이 나른해져 자꾸 잠이 오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아프며 손발이 붓고 심하면 뇌빈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봄에 양(陽) 기운이 소생하면서 자연히 사람의 생리적 활동도 왕성해지지만 이러한 욕구를 심신이 감당하지 못하고 피로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생긴다. 봄에는 머리로 피가 쏠리기 쉽고, 혈액을 해독하는 간의 기능이 항진될 우려가 있어 쉽게 혈압이 오르고 코피를 흘리는 분들이 많아진다.

또한 이맘때는 겨우내 긴장상태를 유지하던 내장근육들을 이완시켜 활동을 왕성하게 시작하기 때문에, 갑자기 체력소모가 심해져서 몸의 신(腎)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보통 선천적으로 기운이 부족하거나 비위의 기운이 약하고 담음(痰飮, 몸 속에 축적된 병적인 체액으로 대사기능을 저해)이 많은 사람에게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법

약해지는 기(氣)와 혈(血)을 돋구어주어 떨어진 양기(陽氣)를 보호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 평소 철분이 풍부한 육류, 간, 우유, 계란 등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과 시금치, 부추, 푸른잎 채소나 과일, 조개류 등을 충분히 섭취를 하는 게 좋다. 커피나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차종류는 피하도록 한다.

민간요법으로는 시금치를 살짝 데쳐서 참기름으로 볶아서 먹는데, 시금치에는 수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빈혈, 변비,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

한약재 중에 쑥은 간장 비장에 좋고 혈압을 낮추며 피를 맑게 하며, 냉이는 간에 효력이 좋은 식품으로 간의 피로를 덜어주고 눈을 맑게 해준다. 씀바귀는 식욕을 돋우는데 제격이며, 달래는 빈혈과 동맥경화예방에 효과적인데 생채로 먹는 게 좋다. 이밖에 인삼차 구기자차 오미자차도 권할 만하다.

침자리를 지압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등뼈 목덜미의 정중선에서 좌우로 3cm쯤 떨어진 부위를 아래쪽으로 계속 눌러주면 피로가 개선된다. 이는 오장육부의 기능을 담당하는 경혈이 등쪽에 분포돼 있어 이곳을 지압하면 내장기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눈가의 관자놀이와 귀 뒤의 오목한 부위를 지압하면 피로와 두통이 상당히 풀릴 수 있다.



글쓴이 황배연 씨는 우석대 한의학과를 졸업하였다. 동대학원을 수료하고 동대학원 경혈학교실 BK21 연구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내인당한의원 부원장을 거쳐 현재 서울광제국한의원 부원장을 역임하고 있다.